아르헨티나에서의 행복한 임신 기간

임신을 했다고 해서 일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아르헨티나 탱고 유학을 포기할 순 없었다.

오히려 뱃속의 아기와 함께 문디알에 출전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또한 둘다 생업을 잠시 쉬면서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하며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축복인가.

임신한 몸 덕에 탱고를 너무 열심히 할 수도 없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렵게 합격한 아르헨티나 현지 탱고 공연단인 엘끄루세 단원 활동을 쉬어야 한다는 것, 에쎄나리오 부문 대회도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에겐 더 소중한 용용이가 있으니 괜찮았다.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탱고를 배우고 아가가 하고 싶다던 골프 레슨도 매주 받고, 테니스도 배워보고, 운동도 매일 함께 했다.

아르헨티나 의료 환경이 좋지 않아 용용이 초음파 사진을 자주 볼 수 없었고 성별도 아주 늦게서야 딸인걸 알게 됐다. 우리 둘다 성격이 강해 아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딸이었다. 좋았다. 용용이가 태어나 첫 돌이 다되어가는 지금은 용용이가 딸이라서 더 좋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또 하나 감사한 것은 와이프가 입덧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리는 음식도 없고 오히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더 좋아하게 되서 정말 잘 먹고 잘 쉬고 잘 놀며 지냈다.

본래 출산 한달 전 귀국 하기로 했는데 그때는 비행기를 탈 수 없을 수도 있다고 해서 비행기를 당겨 9월에 한국으로 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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